이렇듯 여러 시각(視覺)에서의 예술의 기원에 대한 해석은 문학예술의 기원에 대해서도 여러 갈래의 해석을 낳게 할 뿐 아니라, 따라서 문학의 본질에 관해서도 시각에 따라 상이할 수밖에 없는 견해들을 일어나게 합니다. 그것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누면 각각 모방론적 관점의 견해와 표현론적 관점의 견해가 될 것입니다.
1) 모방론적 관점
모방 (mimes) 이라는 말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오랫동안 가장 중요한 문학의 본질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에서 시를 인간의 행동 모방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플라톤이 '모방'에서 시인의 허구성을 찾은 대신,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방을 통한 카타르시스 (Katharsis)라는, 미적 쾌감의 의미를 찾아내게 되어 이후 이카타르시스는 문학론 전반에 깊은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 모방이라는 말은 18C에도 문학 또는 시의 본성을 논하는 데 있어서 불가결한 단어가 되어 있었으나, 19C 초에, 시 (문학)는 본질적으로 제작자인 시인(작가)의 감정이나 상상의 표현이라는, 표현론적 관점 위에 선 낭만주의 이론이 나옴으로써 모방은 문학론의 중심으로부터 차츰 자리를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실주의 문학과 함께 리얼리즘의 논의가 전개되면서 모방론적 관점의 견해는 반영 (reflection), 재현 (representation)과 같은 동일한 방향을 가리키는 용어 속에 다시 살아남을 볼 수 있으며, 특히 다수의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들은 문학을 모방 또는 반영으로 보는 견해를 강력히 내세우고 있습니다. 즉 문학에 대하여 사회학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현대의 많은 리얼리즘의 문학론들은 이 모방의 논리 위에서 문학의 특성과 본질을 찾고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2) 표현론적 관점
모방론적 관점의 견해와 함께 문학이라는, 커다란 흐름을 끌어 오고 있는 것 중 다른 하나의 견해가 표현론적 관점의 견해입니다. 문학사의 측면에서 보자면, 전술한 바처럼 낭만주의의 흐름 속에서 이 표현론적인 관점의 견해는 꽃피게 되었습니다. 워즈워드 (W. Wordsworth)는 1800년에 나온 시집 「서정민요집」 (Lyrical Ballads) 재판 서문에서 「시는 넘치는 감정의 자연스러운 발로」라고 하였는데, 이로부터 시는 감정과 상상의 표현을 중요시하게 되었고, 하나의 문학작품은 시인 또는 작가의 내부 세계가 상상력의 과정을 통해 외부로 표출된 것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현대시들 중에서 그러한 표현론적 관점에서의 설명을 잘 적용케 하고 있는 시중의 하나에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이 있습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표현론적 관점에서 보면 이 시는 시인의 내부세계에서 표출되어 나온'감정의 자연스러운 발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즉 여기에 동원되고 있는 '모란'이라든가 '봄'등의 시어들은 시인의 내적 정신상태가 투영된 일련의 정서적 등가물인 것입니다. 이렇게 작가의 내부와 그 표출로서의 시가 잘 융화되어 나타나기 위해선 작가의 독창성과 천재성, 그리고 개성적인 표현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표현론적 관점에서의 문학에 대한 견해는 문학의 형식적인 면에 관심을 집중시키게 되어 20C의 모더니즘이라든가 형식주의 문학 또는 신비평의 문학이론 등의 근저에 자리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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