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소설을 쓰는 것입니까? 왜 詩를 쓰는 것입니까? 그리하여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 겁니까? 이런 질문에 접한 작가 시인은 매우 곤혹스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답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문학의 본질만큼이나 까다로운 심각한 대답에서부터 외상값을 갚기 위해 쓴다는 싱거운 대답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에브람즈(M.H. Abrams)가 제시한 작품, 작가, 독자, 우주라는 4개 항의 관계 도식을 가지고 설명할까 합니다.
모방론은 모든 작품이 우주 (세계)를 모방한 것으로 파악하여 개인의 창의력을 등한시한 이론으로써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리처드 허드 등의 주장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객관적 존재론은 작품 자체만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자는 이론으로 맥리이쉬, 김동리 등의 주장처럼 일체의 주관성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표현론은 작가나 작품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논리입니다. 문학이나 예술은 자기를 표현하려는 본능에 의해서 창작된다고 말한 허드슨(W.H. Hudson)과 워즈워드, 셜리 등의 주장이 여기에 속합니다. 효용론은 작품과 독자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호라티우스, 시드니 등의 주장과 권선징악을 표방한 한국 고대소설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방론, 객관적 존재론, 표현론, 효용론은 상호 혼용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문학의 기능은 효용론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이점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일반적으로 문학의 기능에는 두 가지의 전통적 견해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문학 그 자체가 목적으로서 경험되는 행위>, 나머지 하나는 문학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문학 그 자체가 목적이며 심미적 기쁨이어야 한다는 것이 전자의 견해라면, 문학이 즉각적이고 증명될 수 있는 목적을 소유하는 것이 후자의 견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일컬어 쾌락(Plaire)과 교시 (instruire)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문학의 쾌락적 기능
문학에는 쾌락적 기능이 있습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시학」에서 하여 행위 자체에서 쾌락을 찾았습니다. 모든 예술가들이 우주의 모방인 그의 창작품을 통하여 쾌락을 만끽하고 독자의 입장에서는 예술가의 창작품을 통하여 재미와 즐거움을 맛본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코울리지는 고 했습니다. 모름지기 문학은 기쁘고 즐겁고 사랑하는 긍정적인 정서뿐만 아니라 무섭고 슬프고, 미워하는 부정적인 정서까지도 쾌락의 일부라고 보는 이유는 카타르시스(catharsis)라는 용어로 해명하고 있습니다. 「시학」에서 애련과 공포를 통하여 이러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행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원래 카타르시스라는 용어는 종교 의식상의 정화작용으로부터 유래되어 도덕적인 감정을 정화하는 뜻으로 사용되었고, 의학상 용어로서는 불순한 것을 제거하거나 배설하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카타르시스를 양자 모두 감정이나 정서의 억눌린 상태에서 해방되려는 심리적 상태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괴테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쓰고 세상의 번뇌에서 해방되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정서적 해방과 희열은 독자 측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비극적 영화나 연극을 보고 눈시울을 붉힌 관객이 말하기를 그 영화 참 잘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종종 듣습니다. 실컷 울고 나서 잘되었다는 관객의 아이러니한 영화평은 결국 정서의 정화가 잘 되었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들은 한 편의 시나 소설을 읽고도 벅찬 감동과 희열을 느꼈던 어린 시절을 상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어른이 되어서도 명작을 통하여 쾌락을 얼마든지 맛볼 수 있습니다. 이때 쾌락이란 관능적, 통속적 쾌락이 아니라 문학적 쾌락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감각과 지각을 통하여 전달해지는 아름다운 지적 쾌락을 의미합니다. 즉, 정신과 영혼을 위안해 주는 지적 쾌락(intellectual pleasure)과 정서적 감동을 주는 미적 쾌락 (aesthetic pleasure) 일컫는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생명 있는 문학은 결코 독자를 속물로 만들지 않습니다. 위대한 문학은 독자로 하여금 인생 문제에 고뇌하고 자연의 이치를 통하여 카타르시스를 겸하며, 미적 즐거움과 감동을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순수 예술적 입장에서 본 문학의 쾌락적 기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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