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본질
문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일견 단순한 듯 보이는 이 문제는 여러 세기에 걸쳐 끊임없이 질문되어 오고, 또 그때마다 몇개의 대답들이 제시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문제는 풀릴 듯 하면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서 여전히 우리의 질문 앞에 앉아 있습니다. 하긴 이는 당연한지 모릅니다. 문학이란 인간의 가장 인간적인 영역이기에 인간이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제기될 성질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웰렉 (René Wellek)이 문학을 「인쇄된 모든 것」 또는 「위대한 책」으로 규정하고자 한 것도, 그리하여 나아가서 「문예작품은 단순한 객체가 아니라 복잡한 의미와 관계를 가진 성층적 (成層的) 성격의 고도로 복합적인 조직」이라고 하면서 「예술작품의 현대적 분석은 그것의 존재양식, 그것의 중층체계(重層體系)란, 보다 복합적인 질문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새로운 질문의 제기를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글턴 (Terry Eagleton)과 같은 문학이론가는 문학의 본질을 설명하는 글 가운데서 '문학의 본질 이란 결코 없다'라고 단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문학에 대한 여러가지 논의들을 살펴봄으로써 문학의 실체에 보다 가까이 접근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문학이라는 용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동양에서 문학이라는 용어가 제일 처음 쓰인 것은 공자가 제자들을 지도한 네 가지 내용 중 한 항목의 분류를 지칭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덕행, 언어, 정사(政事), 문학이 그것들로, 여기에 쓰인 문학이라는 어휘는 학예와 학문이라는 광범위한 뜻을 지닌 것이었습니다. 라틴어 리떼라(Litera)에서 나온 영어의 문학 (Literatuare) 이라는 용어도 최초에는 문법과 기록된 지식은 물론 독서의 능력에 이르기까지 총칭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문학에 있어서 우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이렇게 광범한 문학의 뜻보다는 시·소설· 희곡 등을 포함하는 예술로서의 문학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예술로서의 문학의 본질을 오늘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역사와 관련되어 있는 「예술의 기원」을 다시금 따져보는 일은 필수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예술의 기원은 기왕에 있어 온 몇 가지 견해를 바탕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사회학적 관점에서 본 기원
탁월한 예술사가인 아놀드 하우저 (Arnold Hauser)는 구석기 시대의 예술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실용적 활동이 지배하던 이 시대에는 만사가 생존을 위한 노력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음이 분명하며 예술이라고 해서 식량조달과 무관한 어떤 다른 목적에 이바지했으리라고 믿을만한 근거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든 자료는 예술이 마술 (魔術) 내지 주술(呪術)의 수단이었고 이러한 수단으로서 철두철미 실용적이고 순전히 경제적인 목표와 직결된 기능을 가졌었음을 말해줍니다. "그러면서 구석기시대의 그림에 대해서 즉 그림은 짐승이 그 속에 걸려들게 되어있는 <함정>이었습니다. 아니, 이미 짐승이 걸려든 함정이었다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림은 대상의 재현이자 대상 그 자체이며 소망의 표현임과 동시에 소망의 달성이었기 때문입니다. 구석기시대의 사냥꾼 예술가는 그 그림을 통해 실존자체를 소유한다고 믿었고 그림을 그림으로써 그려진 사물을 지배하는 힘을 얻는다고 믿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히른(I.Hirn)도 칸트류의 유희설을 비판하면서 예술은 생활에서 유리된 비실제적 산물이 아니고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된 「유희이상의 그 무엇」이라고 하고 있으며, 그로세 (E. Gross) 같은 문학이론가도 원시민족의 예술작품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 대부분이 순수한 미적 동기에서가 아니라 어떤 실제적 목적에 기여하기 위해서 만들어지고 있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우저와 히른, 그로세의 고찰은 물론 예술 전반에 관한 것이지만, 이는 문학예술에 있어서도 비슷한 얘기가 성립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문학론에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시가의 출발을 논하고 있는데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한 것의 하나인 피리는 협동노동에 수반하여 연주 되었는데 이는 노동에 정확한 리듬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필자는 시가의 탄생에 대한 뮈허의 견해를 여기서는 상론할 수 없고 다음의 편지에서 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뷔하는 정력충만하고 리듬감 넘치는육체적 동작 특히, 우리가 노동이라 일컫는 육체동작으로부터 시가의 탄생이야기 되어졌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것은 시가의 형식상에서 뿐만 아니라내용상에 있어서도 정확한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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