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6 문학은 왜, 누구를 위해 쓰는가? 문학은 매우 복잡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대에 따라 여러 가지 상이한 문학관이 있었음은 당연한 일입니다. 인간이 왜, 어떻게 자기를 표현하는가라는 문학 또는 예술의 기원에 관한 문제는 아리스토텔레스와 칸트에 의해 제기된 모방충동설과 유희본능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왔습니다. 그러나 문학의 기원에 관한 논의는 대개 희망과 추측일 뿐이어서 자칫 공소한 허구의 논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언어학자들은 이미 오래 전에 언어의 기원에 대한 논의를 학문적인 대상으로 삼지 않을 것을 강령으로 채택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문학은 왜 하는가요? 라는 문제를 논의로 삼는 것은 다만 ‘문학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한 것입니다. 사르트르는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글.. 2022. 7. 9. 문학의 효용성(가치성) 문학은 쓸모가 있습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파생된 또 하나의 질문이 있습니다. 그 것은 바로 문학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하는 것입니다. 문학이란 대체 어떤 쓸모가 있는가? 실제적인 효용을 존중하며 성질이 급한 사람들은 문학이 별로 쓸모가 없는 사치스러운 학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싶어 할 것입니다. 문학이란 과학적인 지식도 아니며, 경제학이나 사회학 같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소용되는 것도 아닌, 이를테면 고상한 체하며 돈과 시간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한가로운 시간에 들추어 보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그만인' 그런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이와는 달리 일군의 사람들은 '아니다 그렇지 않다'라며, 문학은 문학 그 자체로서 하나의 목적이 되는 것이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펴기도 .. 2022. 7. 8. 문학과 인간 문학은 인간에 관한 일이다 예로부터 사람을 가르치기 위한 주요 과목의 하나로 문학을 꼽아왔습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서양에서는 물론 동양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양에서는 사람을 가르치는 세 가지 과목으로 역사·문학·철학을 들고 있으며, 이는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사람이 사람답게 형성되기 위한 기본 과목이었습니다. 그런데 동양 문화를 대표하는 공자는 『주역』·『서경』·『시경』을 편찬하고 이를 사람답게 가르치기 위한 기본 과목으로 삼았습니다. 『주역』은 우주의 형이상학을 집대성한 것으로 서양에서의 철학이며, 『서경』은 춘추전국시대의 역사이므로 서양에서의 역사 그대로이며, 『시경』은 바로 문학의 정수가 아니겠습니까. 이는 중국에서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한국·일본 등 이른바 유교문화권에 속하는 나라들은 모두 그.. 2022. 7. 7. 문학의 허구성 문학의 세계는 허구의 세계입니다. 시나 소설. 희곡 등을 우리가 문학이라고 부를 때 시나 소설. 희곡 등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세계는 모두 작가가 꾸며낸 세계인 것입니다. 허구(Fiction)라는 말은 여러 가지의 중복되는 용법을 지닌 복합적인 용어로서 소설 (novel)이라는 말과 유사어로 자주 쓰이고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포괄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는 말입니다. Fiction이라는 말은 라틴어 fingo에서 유래되었으며 이는 '형성하다', '만들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fiction 즉 허구라는 말은 상상력이라는 행위 그 자체를 나타내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말입니다(사실 소설을 뜻하는 novel은 장르 개념이지만 Fiction은 그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용어로 쓰이.. 2022. 7. 6. 이전 1 ··· 3 4 5 6 7 8 9 다음